교육 124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⑪: 조지훈, 승무

1. 인간의 내면과 예술  모든 예술은 인간의 내면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일한 갈래와 소재여도 예술을 구현해 낼 이의 내면에 따라 대상이 달리 인식되기도 하고, 동일한 예술작품을 대하더라도 마주하는 이의 내적 세계에 따라 면모가 달리 인식되기도 합니다. 여기 한 여승의 춤이 펼쳐집니다. 그녀가 입은 고깔, 두 볼에 흐는 빛, 까만 눈동자. 그리고 이를 마주한 시인. 그리고 그의 시를 마주한 우리. 조지훈의‘승무’는 여러 내면이 포개져 나비처럼 흔들립니다.  2. 조지훈, 승무    얇은 사紗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

교육/시&소설 2024.08.26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⑩: 윤동주, 소년 少年

1. 순수로 나를 돌이키고 싶을 때 시는 마음의 투영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쓴 시는 읽는 이의 마음마저 맑고 투명하게 만듭니다. 마음이 고단하고 심사가 복잡할 때 이런 시를 감상해 보세요. 스며드는 순수로 내면의 소음은 사라지고 고요한 평온으로 나를 물들일 수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작품에는 맑고 순수한 정서가 담겨 있고 인간의 순수함과 양심을 지키려는 노력이 전해지며, 투명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개 그의 대표작 '서시'를 기억하지만 소년이란 시도 잠시나마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2. 윤동주, 소년 少年   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

교육/시&소설 2024.08.24

2025 QS 세계 대학 순위와 우리나라 순위

1.  2025 QS 세계 대학 순위에서 우리나라 글로벌 고등 교육 평가 전문 기관인 QS Quacquarelli Symonds는 고용 가능성과 지속가능성 요소를 모두 평가하는 유일한 프레임워크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컨설팅을 받는 국제 대학 순위 2025년 판을 발표했다. 2025 QS 세계 대학 순위에서 한국의 대학들은 높은 취업률과 국제적 명성에 힘입어 순위가 급상승하였다. 전년 대비 서울대학교 순위가 10위 상승하였고, 연세대학교 20위, 고려대학교가 12위 상승하는 등 SKY 대학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세계 순위에서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13년 연속 1위를 차지하였고, 2위는 2014년에 이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올랐으며 옥스퍼드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가 각각 3위와 4위를 유지..

특이하고 특별한 수능선물 BEST5!

2025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느라 고생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 지 고민이시죠?  초콜릿도 좋고, 엿도 좋고 견과류와 같은 건강식도 좋은 선물입니다. 하지만 저는 늘 오래 기억에 남을 특별한 수능 선물을 주고 싶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 둔 물품들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수험생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쁨까지 선사할 수 있는 선물들로요~  1. VR 키트수능 준비로 지친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VR 체험 키트를 선물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요즘은 휴식과 명상을 위한 VR 컨텐츠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산스 웨이브 사운드 트랙이 분위기에 맞춰 펼쳐지는 자연, 다양한 음악적 체험, 반복되는 일과에서 자유로움을 얻게 해주는 어드벤쳐 등 VR을 통해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⑨: 서정주, 국화 옆에서

1.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된 세계 세상은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해봅니다. 사람들이 내딛는 발걸음, 속삭이는 말, 따스한 손길 하나하나가 씨실과 날실로 엮이어 인생이라는 무늬를 만들죠.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것은 서로를 향한 깊은 연결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갑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전 우주에 울림을 주는 모습이 이 시에 담겨 있습니다. 바로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입니다. 2. 서정주, 국화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

교육/시&소설 2024.08.23

의대를 준비하는 직장인들

1. 의대 준비하는 직장인들의대 정원 확대로 의대 열풍이 한참입니다. 학원가는 초등 의대반, 직장인 의대반 등으로 한창 호황이고요. 특히 내신 1등급으로 졸업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의대 교과전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의대 교과전형은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기존 내신 등급만 우수하면 별다른 준비 없이 지원이 가능합니다. 혹 수능 최저를 대비해야 하는 경우 학원을 다닐 수도 있겠네요. 학원비는 과목 당 주 1회, 3시간 동안 수업을 들으면 한 달 수강료로 40만원 정도 듭니다. 여러 과목을 대비하려면 120~200까지 감안해야 하겠네요.2. 직장인들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 학생 시절 전과목 1등급을 얻을 만큼 최상위권 직장인들은 딱히 수능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두 가지 전형에서 지원이 가..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⑧: 이육사, 절정

1. 눈을 감는 이유누구나 어려운 시기를 겪습니다. 그럴 때는 자신의 고난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죠. 때로 고난은 우리의 길을 막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시련 속에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더 지혜로워지기 때문이죠. 힘든 순간일수록, 그 고난을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 숨겨진 가능성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이육사가 눈 감아 생각해 보는 까닭도 새로운 눈을 얻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2. 이육사, 절정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제겨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

교육/시&소설 2024.08.23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⑦: 이용악, 그리움

1. 그리움은 풍경이다. 그리움은 마음에 새겨진 따뜻한 흔적, 시간이 지나도 지울 수 없는 아름다운 기억의 자국입니다. 멀리 있어도 자꾸만 떠오르는 얼굴이고, 보이지 않지만 마음 채우는 잔잔한 소리입니다. 그리움은 잡히지 않지만 항상 곁에 머물러 있는 바람이며, 그리움은 풍경입니다. 이용악는 그리움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2. 이용악, 그리움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출전 : 《이용악집》(19..

교육/시&소설 2024.08.22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⑥: 유치환, 깃발

1. 떠나지도, 머무르지도 못하는  떠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과 머물러야 한다는 현실감. 우리는 늘 그 사이를 걸어갑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고, 얽매인 현실에서도 벗어나고 싶지만 한 편에서는 지금껏 쌓아온 삶의 기반과 안정적인 내일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도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토록 복잡한 두 마음, 쉽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것만 같은데, 유치환의 시를 일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2. 유치환, 깃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1936. 01)..

교육/시&소설 2024.08.22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⑤: 백석, 여우난골족族

1. 가족의 의미와 가치  ‘수능생을 눈물 바다로 만든 역대 지문 베스트3’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세 작품의 공통점은 소재가 모두 가족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1위 작품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었는데 이별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작품이었지요. 오늘 감상할 시는 그 반대입니다. 가족들과의 이별이 아닌 가족들과 만남을 통해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게 되죠. 바로 바로 백석의 ‘여우난골족’입니다.   2. 백석, 여우난골족族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얼굴에 별 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나무가 많은 신리新里고모 고모의 ..

교육/시&소설 202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