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24

2027학년도 수능 계획 발표, 마지막 통합형 수능

지난 15일, 교육부가 수능 시행일과 성적 통지일, 시험 영역 등을 발표했습니다. 늘 그렇듯 수능은 11월 셋째주 목요일에 치뤄집니다. 2017학년도 수능 때부터 그래왔지요.   2027학년도 수능은 마지막 통합형 수능이 됩니다. 2028학년도 부터는 새로운 수능체제가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현 수능방식은 2022년부터 도입되었죠. 이번에 발표된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국어는 공통과목으로 독서 + 문학이 선택과목으로서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가 주어집니다. 수학은 공통과목으로 수학Ⅰ + 수학Ⅱ가, 선택과목으로서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가 주어집니다. 탐구과목은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경제, 정치와법, 사회/문화,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

황석영, 삼포가는 길: 삼포는 가능성을 품은 한 사람, 한 사람

꽃은 아름답고, 열매는 성하나 용비어천가에 대해 알고 있나요? 세종 29년에 간행된 용비어천가 2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니, 그 꽃이 아름답고 그 열매가 많이 성하다.’ 그 후 500년이 지나 1970년대를 맞이한 한국 경제는 실로 풍성한 꽃과 열매를 맺었어요. ‘제1·2차 경제 개발 5개년계획(1962∼1971)을 추진하는 동안 연평균 8.6%의 고도성장을 달성하고, 경제규모는 3조 4191억 원으로 11배 이상 늘어나며, 1인당 국민총생산은 1961년 82달러에서 1971년에는 289달러로, 1977년에는 1천 달러를 넘어서는 호황을 누립니다. 그러나 화려했던 산업화의 이면은 심각했습니다. 극단적인 도시화로 농어촌은 해체되었고, 도시빈민, 농민, 노동자..

교육/시&소설 2024.08.17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 우리 사회의 해방일지

아버지가 죽었다    첫 문장 앞에 작가들도 한참을 서 있고는 합니다.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을 고르고 골라 한마디에 담기 위해서입니다. 김훈은 『칼의 노래』에서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라는 첫 문장을 쓰기 위해 며칠을 고민했다고 하죠. 덕분에 임진왜란의 잔혹함과 민족의 수난사 속에서 우리는 다시 찾아올 봄을 더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기까지 합니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가?’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아버지가 죽었다.’는 일곱 글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만큼 무겁고 받아들이기 힘든 삶의 주제가 있을까 싶은데, 농담 건네듯 툭 하고 던집니다. 마치 남 이야기하듯이요. 그 결과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아버지라는 존재가 일정한 심리적 거리를 지닌 인물이 되..

교육/시&소설 2024.08.17

공부습관 만들기, 21일의 원리

1. 루틴의 중요성7년 연속 사이 영 상 1위표를 받아본 최초의 선수이자 26세에 3번째 사이영 상을 수상함으로써 최연소로 사이영 상 3회를 수상한 투수가 있습니다. 류현진 선수와 같이 LA 다저스의 에이스로 활약함으로서 우리에게도 친숙한 투수. 바로 클레이튼 커쇼입니다.   클레이튼 커쇼는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죠. 우리 말로 하면 '훈련 습관'입니다. 그의 성취에는 '루틴'으로 대변되는 철저한 연습과 노력이 뒷받침되어 있습니다. 2. 공부 습관이 만들어지는 기간 21일.좋은 공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도 바로 '루틴', 곧 '공부 습관'입니다. 열정이 넘치고, 아무리 좋은 학습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를 꾸준한 실천으로 옮기는 '습관'이 내재되지 못하면 성냥개비의 불꽃과 비..

대학 서열 해소 방안, 서울대 10개 만들기

- 한겨레에 기고했던 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충북대학교 오창캠퍼스에서 열린 ‘지역 거점대학 경쟁력 강화’ 정책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지프 피시킨 UCLA 로스쿨 교수는 기회 다원주의를 논하며 산출의 불평등 못지않게 투입의 불평등을 강조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운 나쁘게 어떤 장소에서 태어난 개인은 열악한 학교와 네트워크에 놓이며 일련의 제약에 직면하는데, 이런 제약들이 쌓이면 기회 경로가 강력히 차단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과도한 수도권 쏠림으로 여러 사회 문제에 신음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지역소멸 위기와 교육 붕괴를 마주한 한국 사회에 성공 경로를 다양화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하며, 특히 그 중심에 있는 교육과 다시 그 중심에 놓인 대학..

절대평가와 관련한 Q&A

1.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동점자 많이 나올 텐데 변별력 확보 가능할까요? 답변을 위해 먼저 변별력이란 용어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겠네요. 대학입시에 전제되어야 할 변별력은 수험생이 해당 대학에서 제대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막무가내 줄 세우기가 변별력은 아닌 것이죠. 현상이 왜곡되어 있어 그렇지 동점자가 많으냐 적으냐는 사실 학생 변별의 핵심 사안이 아닙니다. 오히려 적절한 난이도를 갖춘 절대평가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더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변별력을 확보하는 길입니다. 그러니 점수만으로 학생들을 줄세워 당락을 결정지으려 애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적성 역량 등을 보여줄 수 있는 다른 전형자료들도 함께 활용할 ..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관련하여

* 지난 10월 16일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과 관련하여 강민정 의원실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 글을 수정함. 2028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관련하여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관련하여일제강점기로부터 고등교육이 기형적으로 발달해 온 이래,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학입시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아니었던 적은 없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이 문제가 갖는 사회적 파장은 격이 달라졌다. 22년 4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우리나라 초저출산과 지역불균형의 관계에 대한 실태분석)는 출산율 문제의 핵심으로 교육 격차와 경쟁을 언급할 만큼 교육과 그 중심의 대학입시는 우리 사회의 존망을 좌우할 중대 사안이 되었다.      대학입시 문제의 심각성 이면에는 아래와 같이 크게 세 층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

헉! 소리나는 2024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국회 예산 시즌이 돌아왔다. 교육에서는 역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논란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24년 교육예산은 68조 8,859억 원으로 23년보다 무려 6조 8,748억 원이나 줄었다. 그 자체로도 헉 소리가 날 법 하다.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전출금이 작년보다 7,215억 원이나 늘었고 특별교부금으로 떼어갈 돈이 4,826억이나 늘었다. 세수 감소로  받을 돈은 줄고, 떼갈 돈만 느니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걸까?      올해 도입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 제정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많은 목소리들이 있었다.     우리나라 대학교(고등교육)에 지원되는 돈이 너무 적어. 이래가지고 국가경쟁력이 제대로 갖춰지겠어? OECD 봐. 우린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초·중등교..

언발에 오줌누기? 'RISE사업&글로컬 대학안'

교육부는지난 2월 1일 지역과 지역대학을 함께 살리겠다는 목적 아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을 발표했다. 그동안 중앙부처가 담당하던 대학지원을 지역주도로 전환하여 관련 예산・집행 권한을 지자체에 줌으로써 지역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단순히 권한 위임에 대한 내용만이 존재할 뿐,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과 대학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대책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현재의 지역 위기가, 대학지원의 권한과 책임을 지자체로 이양하기만 하면 해소되는 것일까. 정부가 지역 위기의 본질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인지, 책임을 회피하며 관찰자로만 남겠다는 뜻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현재의 지역소멸과 지역대학위기에는 합계출산율 0.78명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초저출산..

서울대 10개 만들기, 대학 서열화 해소를 위한 묘수

서울대 10개 만들기, 대학 서열화 해소를 위한 묘수 대한민국 교육문제는 결국 대학체제로 귀결된다. 이에 대한 고민 없이는 온 국민이 앓는 입시 신열을 극복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은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인 것처럼 한탄만 하나, 대한민국 교육을 위해 현장에서 끝없이 고민해 온 이들은 다행이도 실현가능한 안들을 상당히 진전시켜 놓았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보완 발전할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할 내용은 이와 관련한 것으로 2022년 12월, 국회토론회 발제글이다. 우리 교육이 취해야할 대학체제 개선안을 한 판의 바둑으로 빗대어 논했다. 비교적 분량이 있지만 대한민국 교육에 답답함을 느끼는 독자라면 일독해 볼 만하다.(최근 정치 이슈인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한 정책적 판단을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1. 독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