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뇌과학 그리고 공부 10

공부습관 만들기, 21일의 원리

1. 루틴의 중요성7년 연속 사이 영 상 1위표를 받아본 최초의 선수이자 26세에 3번째 사이영 상을 수상함으로써 최연소로 사이영 상 3회를 수상한 투수가 있습니다. 류현진 선수와 같이 LA 다저스의 에이스로 활약함으로서 우리에게도 친숙한 투수. 바로 클레이튼 커쇼입니다.   클레이튼 커쇼는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죠. 우리 말로 하면 '훈련 습관'입니다. 그의 성취에는 '루틴'으로 대변되는 철저한 연습과 노력이 뒷받침되어 있습니다. 2. 공부 습관이 만들어지는 기간 21일.좋은 공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도 바로 '루틴', 곧 '공부 습관'입니다. 열정이 넘치고, 아무리 좋은 학습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를 꾸준한 실천으로 옮기는 '습관'이 내재되지 못하면 성냥개비의 불꽃과 비..

뇌과학으로 보는 영유아 읽기 교육의 핵심

1. 국어교사로서의 궁금증국어 교사이자 두 명의 어린 아이를 둔 아빠로서 읽기와 관련해 늘 궁금했던 것이 있습니다. 1. 인간은 어떻게 읽기를 습득할까?2.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에게 어떻게 읽기를 가르치는 것이 옳을까? 오늘은 이 두 가지에 대한 답을 풀어 보려 합니다. 출처는 2018년도 대한민국학술원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한 Stanislas Dehaene의 '글 읽는 뇌(2017)'입니다. 2. 읽기 습득 3단계 우선 읽기 습득은 세 단계를 거칩니다.   1) 그림 단계(pictorial stage) : 단어를 사진 찍는 단계  2) 음운 단계(phonological stage) : 문자를 발음으로 변환하는 단계  3) 철자 단계(orthographic stage) : 단어 재인이 고속화되고 자동화 ..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면 좀 쉬려무나~

‘부모님’ 이란 대답이 가장 많을 줄 알았습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유명 인사들일 수도 있었죠. 하지만 학생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가장 많이 꼽은 이는 3반의 OOO학생이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가 누군지조차 몰라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세상에, 학생들의 존경을 받는 학생이라니... 이후 저는 오고가며 그 아이를 조용히 관찰했습니다. 오래지 않아 이유가 보였습니다. 우선 그 아이는 점심을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가끔 바나나, 우유 같은 부식만을 급히 챙겨 돌아갔죠. 아낀 시간은 공부를 했습니다. 쉬는 시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개 자리에 앉아 문제를 풀었죠. 식사 시간을 없애거나 줄이고, 쉬는 시간을 아껴 입시를 준비하는 그 모습을, 아이들은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다시 떠올려 보아도 대단한 ..

감정曰 "공부여 나를 따르라~"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계용묵의 "구두"라는 수필이 있습니다. 지금 학부모라면 기억할 것 같네요. 당시에는 구두를 오래 신으려 뒤축에다가 징을 박고는 했습니다. 또그닥 또그닥 구두 소리가 유난히 커졌죠. 글쓴이가 그런 구두를 신고, 창경궁 곁담을 끼고 내려오던 날이었습니다. 바쁜 일이 있어 서두르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앞서 걷던 이십 대 여인이 있었는데, 또그닥 또그닥 소리가 급히 다가오자 조심히 고개를 돌려 확인하더니 별안간 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글쓴이는 오해를 샀구나 싶어 그냥 여자를 앞질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좀 더 걸음을 빨리합니다. 그런데 웬걸요. 여인의 걸음도 점차 빨라지기 시작한 겁니다. 이 삼보차이인 지라 글쓴이는 조금 더 서둘러 지나가려 합니다. 그런데 웬걸요. 여인도 온 힘을 다해 ..

조기 영어교육 시키고 싶다고?

중학교 교사인 아내는 첫째가 다섯 살이 됐을 즈음 가정방문 영어교육을 시작했습니다. DVD 기기를 설치하고는 영어 영상 및 노래들도 아이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언어만큼은 어릴 때부터 익혀야 실력이 늘 거란 믿음, 대한민국 트렌드가 된 조기 영어교육 상황, 우리 아이만 뒤쳐질지 모르는 불안이 버무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내 다른 선택을 했고, 아이의 교육을 외부에 맡기는 시간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고민은 영어의 위상과 경험적으로 깨닫는 인간의 언어습득 능력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실제 인간은 어리면 어릴수록 언어를 배우는 능력이 탁월하니까요. 이때 ‘어린'의 의미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가시적으로 말을 시작하는 것은 태어나 1년이 지날 무렵이지만,..

공부 하려면 아침밥 꼭 먹어야. 아침밥은 내게도 네게도 뇌에게도 보약!

공부 하려면 아침밥 꼭 먹어야! 아침밥, 내게도 네게도 뇌에게도 보약! 오늘 아침에 보약 한 첩씩 드셨는지요? 예부터 ‘밥이 보약’이라 했습니다. 특히 아침밥은 중요하지요. 밤새 공복이었던 몸이 아침밥을 통해 적절한 영양과 에너지를 공급 받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아침밥은 보약~’이 아닌 ‘아침밥은 패스!’가 대세인 걸로 보입니다. 대한민국 사람 3명중 1명은 아침을 거르죠.  질병관리청 학습에 있어서도 아침밥은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오전 수업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면, 이 ‘아침밥’을 꼭 챙겨 먹어야 합니다. 주의력에도! 기억력에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호주 스윈번 공과대학교의 웨스네스는 4일 동안 아침마다 29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련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한 학생 / 포도당 음료..

선생님의 ‘첫사랑’이 학습 효과를 높여 준다고?

오늘 이야기는 질문으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다음 □에 들어갈 수 있는 말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전에 수록된 단어만 해당)                                                                    개□식      저는 총 11개를 찾았는데, 여러분은 몇 개를 찾으셨나요?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가 욕설은 아니시죠? 대개 사람이 무얼 떠올릴 때는 삶에서 가장 익숙하고 자주 맞닿은 부분을 떠올리는 법입니다. 아닐 거라 믿습니다ㅎㅎ)      □에 들어갈 글자를 채워보신 분이라면, 여러분이 그 자리를 글자로 채우기 앞서, 이미 자리를 채우고 있던 ‘무엇’에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무엇’이란 바로, 여러분의 호기심입니다. □..

수학 문제를 섞어봐. 실력이 늘 걸!

앞선 글의 내용(학습전략⑧ 인출 연습에 다양한 변화를 주라)과 관련하여 오늘은 관련된 연구를 조금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Doug Rohrer & Kelli Taylor의 2007년 연구 “The shuffling of mathematics problems improves learning” 입니다.덕 로러는 지금은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심리학 교수지만, 이전에는 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래서 수학을 소재로 한 학습 능력 향상 연구가 많고, 오늘 논문에서도 수학 문제 풀이에 관한 두 가지 실험이 등장합니다.      실험①: 시간적 분포(간격 vs 집중)에 따른 학습과 반복 학습(대량집중연습 vs 소량집중연습)의 학습효과를 확인하는 실험.            먼저 모든 학생들은 순열을 ..

열심히 필기하지 마라. 필기의 딜레마

필기의 딜레마. 너무 열심히 필기하지 말라고~ 수업을 하다보면 몇몇 유형의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반짝이는 눈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 ‘눈초롱형’, 어딘가를 유람하고 있는 ‘시선나그네형’, 나의 농담까지 받아 적는 ‘필기도사형’ 등 여러 유형이 보입니다.앞선 글에서 배움이란 교실 속 모든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때만 제대로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어서, 비록 눈은 선생님을 향하더라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뇌가 받아들인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죠. 그렇다면 필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학생의 경우는 어떨까요? 효과적인 공부가 이뤄지고 있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필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특히 필기가 내재하고 있는..

실수도 좋은거야. 교육과정으로서의 실수

"실수는 우리의 유일한 학습방법임을 가르치십시오. 실수를 거듭하는 것. 실수를 바로 잡아가는 것. 사실상 이 두 가지가 우리의 유일한 학습 방법임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세요.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들은 반드시 자신만의 배움에 다다르게 됩니다." 앞선 글에서 실수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인상깊었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학습과정에서 실수가 갖는 가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두 실험을 전하고자 합니다. ‘쥐의 미로 찾기 실험'과 '쥐의 성급한 실수에 관한 실험'입니다.  실험을 수행한 도쿄대 이케가야 유지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알려진 신경과학자입니다. 다수의 책을 출간했고, 아래와 같은 책들은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첫 번째 실험 '쥐의 미로 찾기 실험'은 일곱개의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