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24

우리말 배우기: 사물의 이름 편(2)

우리말 배우기: 사물의 이름 편(2) 6. 맏물: 그해에 맨 먼저 나온 과일이나 곡식, 해산물 따위 한 집에서 맨 먼저 태어난 아이를 '맏이'라고 하지요. 짐승의 첫 번째 새끼를 '맏배'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공장에서 맨 먼저 만들어낸 물건도 맏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주 쓰이는 '햇곡식'. '햇과일'이라는 말보다는 범위가 넓은 말입니다. 맏물과 비슷한 말로 '첫물'이 있는데, 새로 지은 옷을 입고 빨 때까지의 동안을 뜻하기도 합니다. 맏물의 반대말은 '끝물'이죠. (예시) 우리 회사 사옥에는 회사 설립 당시 맏물로 나온 제품 몇 가지가 기념물로 전시되어 있다. 7. 미늘: 낚싯바늘에 가시랭이 모양으로 된 갈고리미늘은 한번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게 된 이치를 뜻하기도 합니다. 한편 기와나 ..

우리말 배우기: 사물의 이름 편 (1)

우리말 배우기: 사물의 이름 편(1)한 나라의 문화적 힘은 그 나라 말의 어휘수와 그 어휘의 세련미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말은 어휘의 총량은 많지만 열 가운데 일곱은 한자말이죠. 게다가 나머지 셋도 일본말이나 영어 같은 외국말의 때에 절어 있습니다. 피하기 어려운 역사적 배경도 있지만, 지배층의 책임도 큽니다. 한자말이나 일본말, 그리고 영어를 우리 말글살이에 마구 끌어들인 것은 민중이 아니라 사대주의에 취한 일부 지배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말에도 신분이 있다고 하죠. 평범한 백성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별 지으려 애쓰는 사람들은 말글살이에서도 뭔간 남다르게 보이기를 좋아합니다 조선 시대 이전의 지배층은 어려운 한자말을 마구 쓰는 것이 높은 신분과 학식을 뽑내는 일이라 여겼고, 일제의 침략에 동조하면..

쉽고 간단한 고교학점제 이해1

1. 고교학점제의 핵심 가치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됩니다. 핵심 가치는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 보장’입니다.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을 탈피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따라 교육과정을 설계하게 되죠.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싶은 과목들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과학자가 되고 싶다!! 기본적으로 들어야 하는 수학과 과학 과목에다가 인공지능 관련 과목들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혹 소설가가 꿈이다! 국어를 넘어 심화된 창작 과목들인 소설창작, 소설비평 수업 등을 택하여 들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을 보장해 주려면 다양한 과목이 준비될 필요가 있겠네요. 그러나 한 학교가 학생들이 원하는 모든 과목을 개설하기란 불가능합..

백석, 북방에서-정현웅에게 (2025학년 9월 모의평가)

1. 백석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가장 토속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모더니스트. 1912년 7월 1일, 평안북도 정주 출생으로 본명 백기행이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신식교육을 받았다. 필명은 백석(白石)과 백석(白奭)이 있었는데 주로 백석(白石)을 많이 사용하였다. 일본의 시인 이시카와 타쿠보쿠(石川啄木)의 시를 좋아하여 그의 이름 중 석을 택해서 썼다. 오산고보 재학 중 백석은 부친을 닮아 성격이 차분했으며 친구가 없었다. 1936년 시집 ‘사슴’을 경성문화 인쇄사에서 100부 한정판으로 찍었다. 윤동주는 백석 시집을 구할 수 없어 노트에 시를 필사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해방 전 천재 시인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2. 북방에서 - 정현웅에게아득한 옛날에 나는 떠났다부여를 숙신을 발해를 여진을 ..

교육/시&소설 2024.09.04

노래의 힘! 합강정가(2024학년 9월 모의고사 고1)

1. 합강정가, 작자미상 합강정가는 1792년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사입니다. 총 165구에 달하는 작품인데 오늘 모의고사에서는 82구가 실렸네요. 해당 작품은 현실비판가사입니다. 전라도의 합강정이라는 곳에 당시 전라감사였던 정민시(鄭民始)가 순시를 나왔는데, 나라를 평안히 해야할 관리가 온갖 착취와 악한 행위를 행하는 것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노래로 인해 정민시가 관직을 빼앗기게 되었다는 거예요. ≪정조실록 正祖實錄≫에 의하면 11월에 정민시가 삭탈관직되었다고 합니다. 이 가사가 궁중으로 유입되면서 정민시가 유배를 당했다는 기록도 가사와 함께 전하고요. 문학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되는 부분이네요. 가사 내용을 보면 감사의 순시에 맞추어 온갖 준비를 하느라고 백성들이 무덤까지 깎아서 길..

교육/시&소설 2024.09.04

황동규, 달밤(2024년 고1 9월 모의고사)

1.  황동규, 「달밤」  누가 와서 나를 부른다면내 보여주리라저 얼은 들판 위에 내리는 달빛을.얼은 들판을 걸어가는 한 그림자를.지금까지 내 생각해 온 것은 모두 무엇인가.친구 몇몇 친구 몇몇 그들에게는이제 내 것 가운데 그중 외로움이 아닌 길을보여주게 되리.오랫동안 네 여며온 고의춤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두 팔 들고 얼음을 밟으며갑자기 구름 개인 들판을 걸어갈 때헐벗은 옷 가득히 받은 달빛 달빛.2. 감상 시적 화자는 헐벗은 채 얼은 들판 위를 걷고 있습니다. 이런 화자를 달빛이 비춰주고 있죠. ‘얼음, 헐벗은 옷, 혼자’라는 시어를 통해 화자가 부정적 상황 속에서 처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비추고 있는 달빛을 통해 상황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이 긍정적 인식으로 나아가면서, 새로..

교육/시&소설 2024.09.04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스물다섯 번째: 신경림, 농무 農舞

1. 5월에 별이 된 '민중시인'지난 5월에 신경림 시인의 타계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시를 많이 읽지 않는 대중들조차도 '갈대'와 같은 그의 시를 널리 애송했습니다. 사랑받는 시인이였죠.  그의 시는 주로 서정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인간의 고통과 사회적 현실을 드러내고,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시적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한국 사회의 역사적 아픔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민중들의 목소리를 대변했고, 시를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런 그가 이제 별이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한국의 농촌과 민중의 삶을 다룬 '농무'를 함께 감상해 보고자 합니다.  2. 신경림, 농무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

교육/시&소설 2024.09.02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스물네 번째: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1. 유연한 사랑 & 사람 '우리가 물이 되어'는 강은교 시인의 대표작 입니다. 이 시는 물이라는 자연의 이미지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결합하여, 사랑의 본질과 그 순수함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에서 물은 끊임없이 흐르고, 고정된 형태 없이 변화하며, 결국 하나로 합쳐지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사랑이 지닌 유연함과 연대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이 시의 주요 메시지는 사랑이란 서로 다른 두 존재가 각자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함께 흘러 하나가 되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시의 서정적인 어조와 깊이 있는 표현들은 독자에게 강한 감정적 울림을 주죠. 강은교 시인의 시에서 만날 수 있는 특유의 부드럽고도 강렬한 언어를 한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2.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

교육/시&소설 2024.09.02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스물세 번째: 천상병, 귀천歸天

1. 천상병은 천상 시인 천상병 시인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시인입니다. 그는 희대의 간첩조작사건으로 밝혀진 동백림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6개월 간 고문을 당하며 성기능을 잃었고, 치아도 대부분 빠져버렸습니다. 평생을 가난과 병마에 시달렸지만, 그의 시는 항상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귀천'이라는 시는 그의 대표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순수한 마음을 지켜내고 있죠. 그는 1984년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다'라는 천진난만한 제목의 시집을 내기도 했는데요. 그의 순수한 모습을 떠올려 보면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기도 하지만, 천상의 시인 같기도 합니다. 2. 천상변,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

교육/시&소설 2024.09.02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스물 두 번째: 김남조, 겨울 바다

1. 겨울 바다에서 겨울 바다는 고요하고 조용합니다. 차가운 바람과 파도 소리만이 전해 오는 겨울 바다는 자연의 엄혹함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여기 겨울 바다를 찾아간 한 시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깨닫고 왔을까요. 2. 김남조, 겨울 바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

교육/시&소설 202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