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배우기: 생로병사(2)
6. 몸풀이: 해산하다. 아이를 낳고 몸조리하는 상태
몸은 생명을 지닌 육신을 말합니다. 따라서 ‘몸을 푼다’는 것은 뱃속의 생명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뜻합니다. 더불어 ‘몸풀이’는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산후 조리를 하는 단계를 두루 뜻하는 말입니다. 즉 모래집물(양수)이 터져서 태아가 나오고 탯줄을 자른 뒤 산모가 몸조리를 하는 모든 과정을 말합니다.
(예시) 그 암담한 시절에 나를 낳은 어머니는 몸풀이한 지 사흘 만에 호미를 들고 들로 나가야 했다.
7. 쉰둥이: 부모의 나이가 쉰 줄에 들어서 태어난 아이
부모가 사십대 정도에 아이를 낳게 되면 보통 ‘늦둥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오십대의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따라서 쉰동이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쉰 줄에 가진 아이를 말합니다.
(예시) 오십 평생을 홀앗이로 보내다가 나이 쉰이 넘어서야 간신히 여자를 만나 쉰둥이를 하나 보았지. 바로 저 아이일세
8. 시난고난: 병이 심하지는 않지만 오래 끄는 모양
병문안을 가서 인사치레로 “차도가 있습니까?”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쩌다가 이 말이 ‘병이 나은 정도’를 뜻하는 말로 버젓이 사전에 오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뜻이 분명치 않은 억지 한자말입니다. 그냥 “좀 나아지셨습니까?”하고 물으면 됩니다. 이때 병세가 나아진 바 없을 때 “시난고난합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시난고난’은 병세가 조금씩, 시나브로 더해 가거나, 특별히 호전되지도 않고 갑자기 악화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상태를 말합니다. 한편 몹시 걱정되도록 심하게 앓는 것은 ‘된시름’하다고 합니다.
(예시) 할머니는 내리 삼 년을 시난고난 앓다가, 산천에 진달래꽃이 흐드러진 어느 봄날 너울너울 흔들리는 꽃상여를 타고 먼 길을 가셨다.
9. 발덧: 길을 많이 걸어서 생기는 발병
요즘 족저근막염에 걸려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축구를 즐겨하다 발이 아파 고생이어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명절이어서 가족들과 부득이 이래저래 많이 걸었더니 발병이 도져서 다시 고생 중입니다. 이렇게 길을 많이 걸어서 생기는 발병을 우리말로 ‘발덧’이라 합니다.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못 다루어 상태가 더 나빠지다.’라는 의미의 ‘덧나다’가 ‘발’과 합쳐진 말입니다.
(예시) 그렇게 쉬지 않고 돌아다니더니만, 결국 발덧으로 구들더께 신세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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