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어휘력 공부

우리말 배우기: 사물의 이름 편(3)

education guide 2024. 9. 12. 13:23

우리말 배우기: 사물의 이름 편(3)

 

11. 보람: 드러나 보이는 표적. 다른 물건과 구별해두는 표시나 표지

 

보람은 오늘날 어떤 일에 대한 좋은 결과를 뜻하는 말로 그 쓰임이 축소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밖에도 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또는 물건에 붙여두는 어떤 표지나 표시를 뜻하기도 합다. 예컨대 책의 쪽 사이를 구분하도록 달린 줄을 보람줄이라 하고, 옷가게에 진열된 옷의 가격, 크기, 옷감의 재질 등을 적어 달아놓은 표지를 보람표라고 합니다. 한편 어떤 일을 잊지 않거나 다른 물건과 구별하기 위하여 표를 해두는 것을 보람하다라고 합니다.

 

(예시) 값을 치르고 영수증을 받아 든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보람표에 적힌 것과 영수증의 옷값이 서로 다른 것이었다.

 

보람표

12. 뿌다구니: 사물의 솟아난 부분. 빙산의 일각

 

길을 걷다가 길 가운데 툭 튀어나온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거나 넘어질 뻔한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이처럼 사물의 몸체는 어딘가에 묻혀 있고 한 부분만 뾰족이 솟아난 것을 뿌다구니라고 하는데, ‘빙산의 일각 과 같은 뜻으로 쓸 수 있는 말이죠. 또한 어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고 극히 일부의 사실만 밝혀진 경우에도 ‘뿌다구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시) 지금 검찰의 발표 내용은 그 사건의 뿌다구니에 지나지 않는다.

 

뿌다구니

 

13. 사개상자 따위의 네 모퉁이를 요철형(凹凸: 명사 오목함과 볼록함)으로 만들어거의 어긋물려 꽉 끼워지게 된 짜임새.

기둥머리에 도리나 장여를 박기 위하여 네 갈래로 오려낸 부분도 사개라 합니다. 또한 기둥머리에 도리를 맞춰주는 자리는 사개통이라 합니다. 따라서 사개가 맞다.’는 것은 말이나 사리의 앞뒤 관계가 빈틈없이 딱 들어맞는다는 뜻입니다.

 

(예시) 사개는 하나의 질서다. 사개가 어긋나면 상자나 기둥이 허물어지는 것처럼 세상의 질서도 무너진다. 이것을 ‘사개가 어긋나다.’라고 한다.

 

사개맞춤

 

14. 살피두 땅의 경계선을 나타내는 표. 물건과 물건의 사이를 구별 지은 표.

갈피라는 말은 책갈피따위와 같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입니다. 갈피는 어떤 사물의 갈래가 구별되는 어름, 또는 겹친 물건의 사이를 뜻합니다. 그리고 갈피를 알아보기 쉽도록 어떤 표를 해두거나, 그 표에 해당하는 물건을 바로 살피라고 합니다. 즉 갈피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살피는 구체적인 물건인 것입니다. 예컨대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갈피에 꽂아주는 물건이 있는데 이를 살피라고 합니다.

 

(예시) 안뜰의 실개천이 언제부터 살피 되어, 흰 옷 푸른 옷이 편갈리어 비취는 고.(최남선, 압록강에서)

 

살피되어 흐르는 실개

 

15. 얼럭본 바탕에 여러 가지 빛깔이나 점이 섞여 있는 모양이나 자취

얼럭은 어우르다에서 갈라진 말로 보입니다. ‘얼럭얼럭과 같이 겹말로 쓰여서 용언을 꾸며줍니다. 단순히 어떤 자국을 뜻하는 얼룩과는 뜻이 조금 다르죠. 한편 여러 가지 잡곡을 섞어 지은 밥을 ‘얼럭밥’이라 하고, 한 집의 각 채를 여러 가지 다른 양식으로 지은 집을 ‘얼럭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밑천을 어울러서 함께하는 장사는 ‘얼럭장사’ 또는 ‘어리장사’라고 합니다. 요즘말로 동업입니다. 일의 처리가 공평하지 못한 것을 ‘얼럭지다라고도 합니다.

 

(예시) 솔가지 틈으로 내려 비추이는 얼럭지는 석양을 받고 망연히 앉아서 흐르는 시냇물을 내려다보고 있다.(김동인, 광화사)

 

얼럭밥(잡곡밥)

 

출처: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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