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학교(feat. 육아)

창의력의 원천은 과제집착력

education guide 2024. 10. 6. 09:54

몇 년 전 만났던 한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한수는 과제가 해결될 때까지 마음에 담아두는 아이였다. 다음 시간이 되면 이전에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달라고 재촉했다. 한 달 내내 한 가지 과제에만 몰두하기도 했고, 집에서도 틈만 나면 그 문제를 꺼내놓고 고민한다고 했다. 이는 영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1. 과제집착력


영재의 기준에는 ‘과제집착력’이 있다. 과제집착력은 한수처럼 뭔가를 해내기 위해서 끈기를 가지고 계속 시도해서 기필코 해내고야 마는 것을 말한다. 아이가 과제집착력을 보이려면 특정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으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런데 부모는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엄친아로 키우고 싶어 욕심을 부린다. 어릴 때부터 문화센터를 기웃거리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쫓아다니는 일이 많다. 아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부모는 부모대로 귀가 얇아서 유행테마, 인기강사, 수강료 등을 비교하며 프로그램을 너무 빠르게 많이 바꾼다. 더구나 그런 프로그램들 중에는 마치 초등학교나 학원처럼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격려하고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의 요구사항에 아부하기에 바쁘다.


과제집착력은 재능 개발에 가장 중요한 동기 중 하나지만, 경쟁심에서 촉발된 공부 욕심과는 전혀 다른 지적 욕구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 가지 과제에 오래 몰두할 수 있는 힘이다. 과제집착력이 있는 아이는 어떤 과제를 주어도 끈기 있게 몰입하며 해결하고자 하는 열의가 넘친다. 그리고 그 과제를 해결한 후 진심으로 기뻐하고 뿌듯해한다. 과제집착력이 있는 아이는 발견의 기쁨을 즐기고, 그 기쁨을 위해 끈질기게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발명이나 발견에 대한 집착은 에디슨 같은 위대한 위인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끈질김이, 발견의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집요함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부모는 알아야 한다.

 

 2. 과제집착력과 몰입

지능이 아무리 좋아도 과제집착력이 떨어지면 자기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아이의 재능을 충분하게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는 4~7세에 과제집착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과제집착력은 몰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몰입이란 ‘한 가지 일에 관심을 두고 골몰하는 상태’로 여러 자극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정신적인 상태를 말한다. 아이가 어떤 놀이나 과제에 오랫동안 빠져 있는 것이 몰입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는 한 가지에 오랫동안 몰입하는 일이 흔하지 않다. 4~7세 아이가 무언가에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20분이 채 안 된다. 물론 아이의 몰입 정도는 사물에 대한 이해 수준과 개개인의 발달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부모는 아이의 과제집착력을 키우기 위해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

 

3. 부모가 따라야 할 지침

 

첫째, 의욕을 키워주자


아이가 몰입하려면 의욕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행동의 이유가 바로 자신으로부터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다. 부모가 많이 사용하는 당근과 채찍으로 어떤 일을 실행하는 것은 스스로의 의욕에 따른 것보다 지속성이 떨어지고 성취감도 약하다. 어떤 과제에 대한 호기심, 개인적 흥미, 만족감, 개인적 도전 등 내부에서 오는 의욕이 몰입의 핵심인 것이다. 아이들은 과제 자체에 흥미가 있을 때, 즐거울 때, 도전하고 싶을 때, 만족스러울 때, 스스로 할 때 가장 의욕적이다. 내 아이의 의욕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원하는 일을 무조건 하도록 강요해서는 효과가 없다.


작가, 과학자, 교육자, 화가, 음악가, 운동선수 등 분야와 상관없이 성공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자기 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의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 어느 것보다 관심을 보내고 열심히 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의욕이 있는 아이는 자기의 일에 집중하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몰입을 잘하는 아이는 재주꾼은 아닐지 몰라도 호기심은 넘친다. 끊임없는 호기심을 통해 과제에 몰입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답을 찾아낸다.

 

둘째, 오감으로 느끼게 하자

몰입은 필요에 대한 적극적인 집중력이다. 아이는 감각기관을 통해 매 순간 들어오는 자극에 자신이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를 선택한다. 몰입을 하려면 감각이 살아있어야 한다. 감각을 살린다는 것은 외부로 흐트러진 마음을 지금 여기로 돌려놓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감은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셋째, 유능감을 키워주자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관찰하고 그 분야에 해당되는 것을 집중적으로 키워주자.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면 음악과 관련된 놀이, 과제에 치중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미술 활동에 힘을 실어주자. 아이도 자신 있는 것에는 더욱 집중하기 마련이다. 이때 칭찬과 보상도 중요하다. 어떠한 과제를 주고, 아이가 완료하면 아낌없이 칭찬과 격려를 하자. 자연스럽게 동기 부여가 된다.
수영이든 바둑이든 그림이든 어떤 분야든지 많은 시간을 쏟고 에너지를 집중해야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만물박사는 극히 드문 경우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한두 가지 분야를 선택해서 몰입해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고,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부모가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자녀를 맞추려고 과욕을 부리면 오히려 아이의 의욕을 꺾을 수 있다.
아이에게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엄마들이 있다.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이래라 저래라 간섭한다. 잔소리가 늘 수밖에 없다. 유능감이 생기려면 아이에게도 잔소리와 간섭을 피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빈둥거리거나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한다고 불안해하지 말고, 자녀를 신뢰하고 무조건 매일 1시간 만이라도 아이가 자신 있어 하는 일을 하게 하자.
 


넷째, 일단 시작하자

머뭇거리면 뭐든 어렵다. 재능과 숙련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이 준비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시작하면 아이들은 놀이 상황에 푹 빠진다. 정신없이 빠져들 때, 그 속에서 창의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창의력이 높은 사람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끊임없는 시도의 과정에서 나온다. 일단 시도하면 자신의 느낌에 충실하게 되고, 그로 인해 감각이 살아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시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경험으로 얻어진 심상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는 것, 이것이 상상력이다. 창의력은 상상하는 능력을 통해 개발할 수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으며,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공장 자산은 인간의 상상력이다”라고 했다.
모든 아이들이 상상력을 갖고 있다. 다만 집중하지 않아서 개발되지 않았을 뿐이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좌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풍부한 우뇌의 상상력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좌뇌와 우뇌가 조화로운 균형을 이룸으로써 우리의 삶이 더 행복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일단 시작하고 나머지는 상상력으로 채우자.

 

다섯째, 성취감을 느끼게 하자

 

아이가 몰입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는 집중해서 몰입한 경험이 없기 때문일 수 있다. 아이들에게 매일 책을 읽히고, 읽고 난 후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표현을 하도록 유도하자. 아이들은 어느새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 것에 흥미를 가질 것이다. 책을 재미있게 읽은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갖는 동시에, 점차 다른 일이 주어져도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블록놀이를 하더라도 완성이 된 다음에 다른 놀이로 넘어가자. 부모들은 대개 너무 바빠서 아이와 블록놀이를 할 때에도 부모가 생각했을 때 중요한 부분만 하고 다른 놀이로 넘어가는데, 이러면 아이는 완성의 경험을 느낄 기회를 잃는 셈이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생각했을 때 중요한 부분만 읽게 하고 한 권을 다 읽기조전‘에 서둘러 다른 책을 들이미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작은 일이라도 완성해서 성취감을 느끼지 않으면 끈기를 기르기 어렵고,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여섯째, 몰입이 잘되는 환경을 만들자

 

몰입한다는 것은 주목해서 보고, 귀 기울여 들으며, 촉감과 맛, 냄새를 느끼고, 주의 깊게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한 몰입에 가장 방해가 되는 요소는 의식의 분산이다. 따라서 몰입의 비결은 우리가 듣거나 경험하는 정보에 완전히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집중력이 높은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든 몰입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떤 환경에서 놀이하느냐에 따라 몰입의 정도가 달라진다.
아이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TV를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숙제를 한다. 하지만 두뇌는 두 가지 모두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한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게 하자.


환경도 중요하다. 붉은 계열보다는 차분한 청색 계열 인테리어가 아이의 집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벽지를 푸른 계통으로 바꾼다면 한결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외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커튼을 달거나 바닥에 소음방지 바닥재를 까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환경도 중요하다.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는 36개월 이후에 급속도로 발달한다. 수십억 개의 뉴런은 반복과 학습을 통해 연결되며 시냅스를 형성한다. 그런데 이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냅스 형성에 치명적인 작용을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무엇이든 즐기듯 학습하는 게 중요하다. 놀이를 하든지 공부를 하든지 지루하고 힘들어선 안 된다.


출처: 창의력 육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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