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인의 마음을 치유한 베스트셀러 작가, 윌리엄 폴 영
평범한 직장인 시절 여섯 자녀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쓰기 시작한 첫 소설 《오두막》이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전 세계 2,500만 명 독자를 감동시킨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캐나다에서 태어났으며 네덜란드령 뉴기니(지금의 서쪽 파푸아뉴기니)의 고원에서 선교사 부모님에 의해서 원시 부족처럼 자랐다. 고통스러운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기억 끝자락을 떠올리며 쓴 글이 전 세계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소설로 완성됐음을 감사하며 가족과 함께 축복의 삶을 향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오두막》을 비롯해 《갈림길》 《이브》가 번역 출판됐다.
2.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성과중심'과 '체면차리기'
저는 살면서 한국을 딱 두 번 가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오두막》 두 번째는 《갈림길》이 한국에서 출판되었을 때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제가 한국에 정통한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외부인으로서 잠깐 관찰할 기회를 얻었을 뿐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성과 중심’과 ‘체면 차리기희생이 따르더라도 가문이 망신을 당하는 건 피하는 주의’의 폐해에 대해 개인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상처를 입은 적도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 두 가지를 한국 문화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한국에 처음 갔을 때 미디어 행사와 인터뷰 역시 이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문화나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두 번째 한국을 찾았을 때, 첫 번째 여행에서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질문을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학술적인 질문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절박함이 느껴졌습니다. 제 눈에는 한국 사람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리는 사회 분위기 속에 상처 입고, 마음속으로 병들어가는 아이들을 돌아보며 현실을 반성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어떤 미디어 프로그램에서는 제게 “우리의 교육 체계가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하루 3시간 이상 자면 ‘SKY’에 못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4시간을 자면 수도권의 다른 대학에 들어갈 수 있고 5시간 이상을 자면 대학을 아예 포기해야 한다더군요.
물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그 폐해가 상당해요. 많은 아이가 공교육을 받은 다음에도 ‘학원’이라는 사립 교육기관에 다니고, 과외까지 받습니다. 여기에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도 따로 있어요. 이 과정에서 아이는 가족의 얼굴이나 자신의 감정 같은 정말 중요한 것은 잊어버립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죠. 이토록 숨 가쁜 삶에서 아이가 성적이나 가족의 체면 말고 자신만을 위한 무엇인가를 찾는다면 오히려 그게 놀라울 거예요.
3.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걷도록
저와 아내는 여섯 아이를 두고 있는데, 그중에서 넷은 아들이고 둘은 딸입니다. 지금까지 손자는 아홉이나 봤죠. 모두 여덟 살이 안 되었어요. 우리 아이들 여섯 명은 전혀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첫째는 통계 분야에서 5년간의 박사학위를 마무리 중이고, 둘째는 영화 제작 학위를 따고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요. 셋째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MBA를 땄는데, 전공과 상관없이 아내와 함께 커피숍을 운영합니다. 넷째는 미용사로 현재 초음파 기술자가 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다섯째는 심리학 학위를 받았는데, 특히 아동 교육이 주요 분야입니다. 막내는 전쟁이나 학대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치유하는 트라우마 치료사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통계학자인 첫째는 지구화학을 전공한 아내와 함께 아이 셋을 키우고 있어요. 얼마 전에 아들의 친구가 육아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합니다. 아들은 “내가 말하는 것 중에서 2/3는 이미 틀렸다는 걸 잊지 마”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해요. 제 아들의 말은 지금부터 꺼낼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제약이 많고 엄격한 체계일수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미달하는 아이가 많아집니다. 이런 아이들은 요구된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 의지마저 잃어버립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자살과 중독이 하나의 탈출 방법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죠.
여러분, 혹시 영어로 번역된 히브리어 성서에서 이런 구절을 들어보셨나요?
아이를 자신의 방식으로 걷게 하라. 그리하면 늙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길을 걷게 되리라.
처음부터 나쁜 육아법은 없어요. 단지 다른 이의 육아법의 2/3는 내 아이와 맞지 않는 내용일 뿐입니다. 어떤 아이에게 잘 맞는 방법이라고 해서, 다른 아이에게도 무조건 맞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아이는 각자의 방법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그 방법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몰라요. 부모와 선생님이 서로 도와서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아이에게 맞는 교육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이야말로 아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으로 자라는지를 알려주는 열쇠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아이를 신비로운 대상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공자는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지만, 누구나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성과를 요구하는 체제에서 성공에 눈이 멀고, 판단과 기준을 엄격하게 따르는 데 익숙해 성공에 눈이 멀고, 판단과 기준을 엄격하게 따르는 데 익숙해지다 보면 더욱 그렇겠죠. 강철이나 시멘트를 뚫고 나온 유약한 꽃의 강인함을 칭찬하면서, 나 자신이 어렵게 핀 꽃을 짓밟는 수천 개의 발 중 하나라는 것은 인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는 여러 육아 기술과 방법에 상당한 도움을 받는 독자도 계실 겁니다. 아이마다 맞는 효과적인 기술이나 방법이 다르겠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나서서, 성과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세상을 바꾸어갈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부모나 마음 한구석에는 자신의 아이를 위한 교육법을 찾길 원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유로 방해를 받습니다. 그럴 땐 기억하세요. 다른 누군가의 아이가 아닌, 내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때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교육을 위해서 아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교육이 존재하는 것임을 잊지 마세요.
여기에서 간단한 기술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아이가 무언가 물어볼 때 대답을 제시하지 말고, 대신 역으로 다른 질문을 해보세요. 질문은 관계로 이끄는 초대장이고, 훌륭한 질문은 천 마디 말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집니다. 질문을 듣고 아이가 보이는 반응이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특별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겁니다. 짧은 질문은 독자 여러분과 여러분의 아이,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성장시킬 수 있는 문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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