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소설 61

한국명작소설 읽기(5): 이태준, 달밤

1. 근대단편소설의 완성자, 이태준호는 상허尙虛.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친척 집을 전전하며 성장했습니다. 1924년 휘문고보 4학년 때 동맹 휴교 주모자로 퇴학당하고 일본으로 떠나 1925년 도쿄에서 단편소설 를 에 투고해 입선했습니다다. 1926년 도쿄 조치 대학 예과에 입학했으나 다음 해 중퇴한 후 귀국했습니다. 1929년 개벽사에 입사하는 등 조선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33년 구인회에 참가했으며, 이후 1930년대 말까지 주로 남녀 간의 사랑과 심리를 다룬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1940년경 일제의 압력으로 친일 활동에 동원되었고, 1941년 모던 일본사가 주관하는 제2회 조선예술상을 수상합니다. 1943년 절필 후 낙향했다가 해방을 맞아 서울로 올..

교육/시&소설 2024.09.21

한국명작소설 읽기(4): 나도향, 벙어리 삼룡이

1. 질투와 사랑, 비애와 비극을 그린 낭만주의자, 나도향 본명 경손慶孫, 필명 빈彬, 도향은 호입니다. 공옥보통학교를 거쳐 배재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입학했다가 문학에 뜻을 두고 일본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학비가 끊겨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와 1920년 경북 안동에서 1년간 보통학교 교사로 근무했습니다.  1921년 단편소설 등을 발표하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합니다. 박종화·홍사용·이상화·현진건 등과 함께 문예 동인지 의 창간 동인으로 참여해 1922년 창간호에 을, 제2호에 을 발표했습니다. 1925년 대표작인 등을 발표하면서 각광을 받았습니다.  다시 일본으로 갔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귀국, 1926년 폐결핵을 앓다가 8월 26일 스물네 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합니다. 2...

교육/시&소설 2024.09.21

한국명작소설 (3): 송영, 늘어가는 무리

1.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한 작가, 송영 본명은 송무현宋武鉉. 1917년에 배재보고에 입학한 후 박세영, 이용곤 등과 더불어 소년문예구락부를 조직하고 를 간행했습니다. 1925년 현상공모에 소설 가 당선되며 문단에 데뷔하였고, 1927년 에 희곡 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희곡 창작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1925년 카프 결성에 참여, 서기국 책임자로 활동하였으며, ‘동양극장’ 문예부장으로 극작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였다. 1946년 월북하여 북조선 문학예술총동맹의 중앙상무위원으로 활동,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조국전선 중앙위원을 역임하였습니다. 작품으로는 이 있으며 《이 봄이 가기 전에》 등의 소설과 희곡집 《불사조》, 기행문 형식의 《월남일기》 등이 있습니다.2. 자전적 체험을 형상화한 노동자 문학..

교육/시&소설 2024.09.21

한국명작소설 읽기 (2): 최서해, 탈출기

1. 분노와 저항 의지를 형상화한 작가, 최서해 소작농의 외아들로 태어난 최서해는 1910년 아버지가 간도 지방으로 떠나자 어머니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유년시절 한문을 배우고 성진보통학교에 3년 정도 재학한 것 외에 이렇다 할 학교 교육은 받지 못하였죠. 소년 시절을 빈궁 속에서 지냈지만 , 등을 읽으면서 문학에 눈을 떴고. 1918년 고향을 떠나 간도로 건너가 유랑 생활을 하며 잡역부로 일하면서 문학 공부를 합니다, 그리곤 이해 3월 에 시 를 발표하며 창작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는 1924년 작가로 출세할 결심을 하고 노모와 처자를 남겨둔 채 홀로 상경하여 이광수를 찾았습니다. 그의 주선으로 양주 봉선사에서 승려 생활을 하였으나 두어 달 있다가 다시 상경하여 에 을 연재하며 소설가로 ..

교육/시&소설 2024.09.20

한국명작소설 읽기(1): 이인직, 혈의 누

1. 신소설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한 이인직 이인직은 개화기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정치가입니다. 친일파로도 유명해서 그의 작품을 학교에서 배워야하느냐는 논란도 많습니다. 〈대한신문〉이라는 친일신문을 창간하여 이완용의 비서 역할을 수행했고, 1910년 이완용의 심복으로서 통감부 외사국장 고마쓰와 비밀리에 만나 국권침탈의 매개역할을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문학과 예술에 한정해서 그를 살펴본다면, 1908년 원각사를 세워 한국 최초의 신극이라 할 수 있는 〈은세계〉를 공연하기도 했고, 신소설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하여 《혈의 누》 《귀의 성》 《은세계》 《치악산》 《모란봉》 등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2. 근대소설적 특성을 지닌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 《혈의 누》 상편은 1906년 7월부터 같은 해..

교육/시&소설 2024.09.20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서른한 번째: 김광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1. 일상시의 영역을 개척한 시인김광규 시인은 일상시(日常詩)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한 시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학평론가 이남호는 "김광규의 시는 그 생각에 비뚤어짐이 없으며 그 어조에 격렬한 부르짖음이 없으며 그 은유에 현란한 모호성이 없고 그 관심이 소박한 일상을 넘어서지 아니한다."라고 말했죠. 김광규 시인 스스로도 자신의 시는 오페라에 있어서의 레치타티보(서창)쯤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그의 시는 아리아처럼 목청을 높여 외치지는 않고 낮게 중얼중얼거릴 뿐이지만 이 중얼거림은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돌아보게 합니다.시인 문태준 2. 김광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김광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

교육/시&소설 2024.09.20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서른 번째: 정호승, 맹인 부부 가수

1. 슬픔은 슬픔이 아니다."누구에게나 절망의 순간은 있다. 그것은 우리 삶을 유지시켜주는 가장 강한 희망의 순간이다. 별을 보기 위해서는 어둠이 꼭 필요하듯이 희망을 지니기 위해서는 절망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절망만 보고 희망은 보지 못한다. 그것은 밤하늘의 별만 보고 정작 그 별을 빛나게 하는 어둠은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정호승 시인의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에서 슬픔은 슬픔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또한 그의 시에는 슬픔, 외로움, 쓸쓸함과 같은 여러 감정이 가득차 있지만, 그 감정들은 다시금  희망을 일구어 냅니다. 그의 시어들이 우리를 뒤흔드는 까닭이죠. 2. 정호승, 맹인 부부 가수 눈 내려 어두워서 길을 잃었네 갈 길은 멀고 길을 잃었네 눈사람도 없는..

교육/시&소설 2024.09.19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스물아홉 번째: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1. 노동을 시로 형상화하다.정희성 시인은 시에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연민이 서정적 언어로 담겨있습니다. 노동과 민중에 대한 시를 많이 쓰되,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형상화함으로써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오늘 볼 그의 작품은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입니다. 시인은 이 시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주로 내가 사는 시대의 모순과 그 속에서 핍박받는 사람들의 슬픔에 관해 써왔지만, 그것이 진정한 신념과 희망과 용기를 주는 데 이르지 못했음을 부끄럽게 여긴다. 이러한 성과가 하루 아침에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리라. 그러나 한 시대의 사회적 모순이야말로 바로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원동력이며 억압받는 사람들의 슬픔이 어느 땐가는 밝은 웃음으로 꽃필 것임을 나는 믿..

교육/시&소설 2024.09.19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스물여덟 번째: 김종삼, 술래잡기

1. 삶의 변방에 서서 그늘을 노래한 시인천상병은 김종삼에 대해 '말없던 침묵의 사나이'라고 했습니다. 침묵의 사나이가 남긴 시를 읽으면 폐허의 삶을 시와 음악으로 버텨온 한 인간의 내면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는 말이 없었으나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230편이 넘는 시작품을 남겼습니다. 그 작품들은 아직도 우리에게 위안을 주니 그의 침묵은 우리 속에서 여전히 말을 건네옵니다. 그 중 세 편을 만나보려 합니다. 2. 김종삼, 술래잡기 심청일 웃겨 보자고 시작한 것이술래잡기였다.꿈속에서도 언제나 외로웠던 심청인오랜만에 제 또래의 애들과뜀박질을 하였다. 붙잡혔다술래가 되었다.얼마 후 심청은눈 가리기 헝겊을 맨 채한 동안 서 있었다. 술래잡기 하던 애들은 안 됐다는 듯심청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 출전 : 《십이..

교육/시&소설 2024.09.12

분석이 아닌 해설로 만나는 시 스물일곱 번째: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삶의 변방에 서서 그늘을 노래한 시인천상병은 김종삼에 대해 '말없던 침묵의 사나이'라고 했습니다. 침묵의 사나이가 남긴 시를 읽으면 폐허의 삶을 시와 음악으로 버텨온 한 인간의 내면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는 말이 없었으나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230편이 넘는 시작품을 남겼습니다. 그 작품들은 아직도 우리에게 위안을 주니 그의 침묵은 우리 속에서 여전히 말을 건네옵니다. 그 중 세 편을 만나보려 합니다. 2.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

교육/시&소설 2024.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