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사인 아내는 첫째가 다섯 살이 됐을 즈음 가정방문 영어교육을 시작했습니다. DVD 기기를 설치하고는 영어 영상 및 노래들도 아이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언어만큼은 어릴 때부터 익혀야 실력이 늘 거란 믿음, 대한민국 트렌드가 된 조기 영어교육 상황, 우리 아이만 뒤쳐질지 모르는 불안이 버무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내 다른 선택을 했고, 아이의 교육을 외부에 맡기는 시간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고민은 영어의 위상과 경험적으로 깨닫는 인간의 언어습득 능력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실제 인간은 어리면 어릴수록 언어를 배우는 능력이 탁월하니까요. 이때 ‘어린'의 의미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가시적으로 말을 시작하는 것은 태어나 1년이 지날 무렵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