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는 아버지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감정보다는 책임감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우리가 부모의 위치에 설 무렵이 되면 ‘나’의 많은 부분이 아버지의 사랑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깨닫죠. 김종길의 성탄제는 이러한 발견을 담고 있는 시이기도 합니다. 2. 김종길, 성탄제 聖誕祭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 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