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의 내면과 예술 모든 예술은 인간의 내면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일한 갈래와 소재여도 예술을 구현해 낼 이의 내면에 따라 대상이 달리 인식되기도 하고, 동일한 예술작품을 대하더라도 마주하는 이의 내적 세계에 따라 면모가 달리 인식되기도 합니다. 여기 한 여승의 춤이 펼쳐집니다. 그녀가 입은 고깔, 두 볼에 흐는 빛, 까만 눈동자. 그리고 이를 마주한 시인. 그리고 그의 시를 마주한 우리. 조지훈의‘승무’는 여러 내면이 포개져 나비처럼 흔들립니다. 2. 조지훈, 승무 얇은 사紗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