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과 인출 단계의 학습전략
저장과 인출 단계의 학습 전략을 살펴봅시다. 강화 단계에서는 뉴런들이 서로 연결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나 연결된 뉴런들이 오랫동안 활성화 되지 않을 경우 연결이 약해져서 제대로 된 기억이 안 떠오르기도 합니다. 심할 경우에는 다시 끊어져 버리기도 하고요. 이를 막기 위해 저장과 인출을 위한 학습 전략이 필요합니다.
관련 도식을 통해 다시 한 번 정리해 볼까요? 첫 번째 도식에는 아직 연결되지 않은 새로운 두 개의 신경세포, 곧 뉴런이 보입니다. 두 번째 도식에서는 이 뉴런들이 모나리자와 같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때 기존 연결망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연결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도식에서는 동그라미와 선이 더 크고 선명해진 것을 볼 수 있는데, 반복과 연습으로 연결망이 더 강화지고, 뇌에 더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나타냅니다. 끝으로 네 번째 도식은 오랫동안 활성화 되지 않은 기억 곧 연결망들은 서서히 옅어지거나 사라짐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 도식과 같이 뉴런의 연결망이 성숙해 지고 안정되려면 지속적으로 소통이 이뤄져야합니다. 이때 뉴런끼리 이어지는 부분을 시냅스라고 합니다.
특히 여기서 분홍색으로 나타나 있는 부분이 다른 뉴런으로부터 화학 물질을 받아들이는 ‘수용체’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 수용체가 많으면 많아 질수록 신호 전달의 효율이 높아져서, 기억도 빨리 떠오르고, 기억의 유지도 오래도록 이뤄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수용체의 수를 늘릴 수 있고, 신호 전달의 효율이 높일 수 있을까요? 바로 ‘복습’입니다. 신호의 입력이 1번에 불과하면 수용체의 개수가 늘기는커녕, 유지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복습’을 통해 신호의 입력 횟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수용체의 수도 확장되고 유지력도 높아집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복습’에도 착한 복습법과 못난 복습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지심리학자 헨리 뢰디거와 마크 맥대니얼은 많은 학습자들이 배운 것을 읽고 또 읽고, 일정한 시간에 몰아서 연습하는 방식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가장 생산성이 떨어지는 학습 전략입니다. 반복해서 읽거나 몰아서 연습하면 마치 다 아는 것 같고 다 배운 것 같이 느껴지지만, ‘착각’이라는 것이죠.
학습전략⑤ 시간 간격을 두고 복습하라
그래서 학습전략⑤ 시간 간격을 두고 복습하라 입니다. 그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곧장 복습하기보다는 기억이 조금 흐릿해질 만큼의 시간 간격을 두고 복습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합니다. 더 의식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학습 내용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이를 ‘바람직한 어려움 효과’라고 하는데, 이 때 신경세포의 활동은 더욱 활성화된다는 것이 이 복습법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즉각적인 복습을 할 때 뇌 영상을 촬영 해보면, 뇌의 활성화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미 기억 속에 관련 내용이 충분히 남아있기 때문이죠.
Tip⑧ 첫 번째 복습은 학습 후 24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가 효과적이다.
Tip⑨ 시간 간격을 조금씩 늘려가며 꾸준히 복습하기
그렇다면 첫 번째 복습은 언제가 좋을까요? 또 복습은 얼마만큼 자주 해야 할까요? Tip⑧ 첫 번째 복습은 학습 후 24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효과적입니다. 그 이유는 잠시 후 밝히겠습니다. 복습의 간격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심리학자 할 패쉴러의 말을 참고해 볼 만합니다. 그는 얼마만큼 오래 기억하기를 원하느냐에 따라 복습 간격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만일 어떤 정보를 단 며칠 또는 몇 주일만 기억해도 된다면, 일주일 간 매일 재검토하는게 이상적이지만 어떤 정보를 장기간 지속하고자 한다면, 기억 하고자 하는 기간의 약 20%를 간격으로 두고 반복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죠. 즉 10개월 동안 기억을 하고자 한다면 2개월 간격으로 복습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복습 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견해는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Tip⑨ 시간 간격을 조금씩 늘려가며 꾸준히 복습하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Tip⑩ 라이트너 박스 활용하기
‘시간 간격을 둔 복습’ 전략을 적용한 예로 Tip⑩ 라이트너 박스 활용하기가 있습니다. 과학 저널리스트였던 세바스티안 라이트너가 플래시 카드를 활용해 만든 복습법으로, 단어 암기와 같이 언어 학습에 특히 효과적입니다.
그림을 통해 활용법을 한번 볼까요? 우선 복습이 필요한 내용을 카드로 제작합니다. 공부하는 동안 직접 적을 수도 있고, 공부를 마친 후에 출력해서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3~5개의 상자를 준비합니다. 1번 상자는 매일 검토할 것이고 2번 상자는 이틀에 한 번, 3번 상자는 일주일에 한번, 4번 상자는 격주에 한 번, 5번 상자는 한 달에 한 번 그리고 시험 전에 검토할 것입니다. 물론 이 시간 간격은 학습자가 자기 학습능력에 따라 적절히 조정할 수 있을 겁니다. 준비를 마쳤으면 제작한 플래시카드를 1번 상자에 넣고 정답인지 오답인지 체크해 나갑니다. 정확히 정답을 맞힌 카드만 다음 상자에 넣고, 정확하게 숙지를 못한 카드는 다시 이전 상자에 넣습니다. 학습이 진행될수록 카드는 다음 상자로 이동하고, 학습이 마무리되면 모든 카드는 5번 상자에 모이게 됩니다.
이 라이트너 박스는 뇌에 확실에 저장되지 않은 학습 내용을, 지속적으로 복습하게 해 줍니다. 특히 이미 알고 있는 내용보다 부족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노력을 기울이게 도와줍니다. 학습 시간을 효과적으로 배분해 주죠. 외국어 공부, 역사 공부, 또 까다로운 학습개념 등 여러 학습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앱으로도 많이 나와 있던데, 이 부분도 살펴보시고요. 다만, 저는 오프라인이 더 좋았습니다^^
학습전략⑥ 꿀잠을 자라
두 번째로 저장 전략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신경전달효율을 높이면서 기억을 깊이 저장하게 해 주는 학습전략입니다. 특히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고, 또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학습법이기도 합니다. 기대되시죠? 학습전략⑥ 꿀잠을 자라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학습 전략이냐고 어이없어 할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꼭 기억해 두세요.
Tip⑪ 뇌는 꿀잠을 자는 동안에 그 날의 공부를 계속 이어간다.
우리의 Tip⑪ 뇌는 꿀잠을 자는 동안에 그 날의 공부를 계속 이어간다는 사실을요. 매일 밤, 우리의 뇌 속에서는 낮에 배운 것들이 수백 배 빠른 속도로 재활성화 되고, 더 효율적인 패턴으로 재구조화되기 때문입니다.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게재된 그림을 하나 볼까요? 뇌과학자들은 MRI 촬영을 통해 잠자기 전과 후에 정보들이 불려오는 뇌의 지점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잠들기 전에는 해마라는 단기 저장소에서 기억을 꺼냈지만 잠을 자고난 이 후에는 신피질이라는 뇌의 영역에서 기억을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 해마에서 신피질로 기억이 옮겨졌기 때문입니다. 신피질은 우리 뇌의 맨 바깥에 있는 층으로 사실기반의 기억을 장기 저장하는 영역입니다. 잠을 자는 동안 기억이 단기저장소에서 장기저장소로 옮겨진 것이죠. 앞서 첫 번째 복습은 24시간이 지난 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라고 말씀 드렸었죠?. 수면시간이 또 한 번의 학습시간이 되어, 일시적으로 저장되어 있던 학습내용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의 저자 매트 워커에 따르면 공부하기 전의 잠도 학습에 아주 중요합니다. 잠이 뇌를 학습에 적합한 상태로 준비 시켜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구분하여 실험을 했는데, 수면 부족 그룹은 기억 저장 능력이 무려 40%까지 떨어졌습니다.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않은 그룹에서는 해마가 제대로 활동 하지 않았습니다.
해마는 새로운 기억을 수용하고 임시로 저장해두는 곳인데, 잠을 자지 않으면 해마의 기억용량은 확 떨어져 버립니다. 앞서 보았듯 수면은 해마에 있던 단기기억을 피질의 장기기억으로 옮기고, 해마를 깨끗하게 비워서 새로이 여유 공간을 확보합니다. 즉 잠은 뇌의 학습 용량을 복구하는 일을 합니다.
Tip⑫ 시험기간에도 잠을 잘 자야한다.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학습이 이루어지기 전의 잠은 뇌가 새 기억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시켜 준다! 학습이 이루어진 뒤의 잠은 기억을 굳히고 잊어버리지 않게 막아 준다! 가 되겠습니다. 그러니 평소에는 물론이고 Tip⑫ 시험기간에도 잠을 잘 자야하겠습니다. 밤샘 벼락치기 공부는 나쁜 학습법입니다. 갑자기 몰아쳐서 하는 공부보다 평소에 분산해서 복습하는 공부가 훨씬 효과적이고, 밤을 새워하는 공부보다 적절한 잠이 더해진 공부가 훨씬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잠을 자더라도 꼭! ‘꿀잠’을 주무시기 바랍니다. '수면 방추'라는 전기 뇌파는 깊은 잠은 잠에 해당하는 비렘(REM)수면에서 훨씬 활성화가 됩니다. 수면 방추란 해마와 신피질 사이를 물결치듯이 오가는 뇌파로, 이 과정에서 장기기억으로 기억이 옮겨지고 해마가 깨끗하게 비워져 훨씬 뛰어난 기억력을 제공합니다.
-전략편④(인출)에서 계속
2024.08.15 - [교육/뇌과학 자기주도학습을 만나다] - 어떻게 배울 것인가? 전략편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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